top of page

<가변적 신체 전개도- 앉기, 걷기, 서기> 2023, 가변설치, 라인 테이프

<시선-일상-이야기> 2023, 120x310x70cm, 가변설치, 구두굽

<새어 나온 이야기 II> 2023, 243x307x155cm, 우레탄폼에 도색, 알루미늄 망, 벨트버클

00:00 / 01:12

<자라난 벽> 2023, 230x200cm, 가변설치, 알루미늄 망, 구두굽

해석된 벽들                                                                                                      

작가노트 _ 주어진 공간에서 은유된 신체의 변화

 

   나의 작업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자신을 행동과 모습을 재단하고, 그 기준을 벗어나면 불안을 느꼈던 경험에서 출발한다. 불안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고, 지난 경험과 감정들을 반추하여 설치작품으로 표현한다.​ 구두에서 해체된 구두굽은 당연스럽게 구두를 신었던 자신의 행동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신체를 상징하는 오브제이다. 

이번 전시에서 구두굽의 이미지와 사물을 활용하여 전시장의 벽들을 하나의 '주어진 상황-프레임'으로 가정 후, 작품들의 설치방식을 통해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사라진 주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신발장을 바라봤을 때, 평소 즐겨 신지 않는 구두의 수가 편하게 신고 다니는 신발의 수보다 많은 점에 의문을 가짐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구두를 신었을 때 불편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했던 자기모순적인 태도와 함께 구두를 당연시 신었었던 장소와 상황을 연상시킨다.

  <가변적 신체 전개도_앉기, 걷기, 서기>는 라인 테이프를 사용하여 전시장 벽에 테이핑한 작업으로  구두굽의 이미지와 사물을 활용하여 전시장의 벽들을 하나의 '주어진 상황-프레임'으로 가정 후, 전시 기간에만 존재하는 테이핑 작업방식들을 통해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검은색 패턴으로 이루어진 전개도는 전시장의 벽의 크기를 측정 후, 벽에 맞춰 축소한 형태이며, 그 위에 위치한 비어 있는 9개의 형태는 구두굽의 전개도다. 3종류의 크기의 구두굽 전개도는 나의 앉은키, 걷는 보폭의 길이, 서 있을 때의 키의 길이로 이루어진 전개도로 일상생활에서 주로 하는 행위들을 cm로 규정하여 제작하여 자신의 일상들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나타낸다. 비어진 전개도들은 전시장의 각 벽과 기둥의 크기에 맞춰 변형되는 규칙을 가지고 위치한다. 자신의 일상의 모습들을 cm로 규정시킨 9개의 구두굽 전개도에 규칙성을 부여하여, 각 벽의 크기에 따라 전개도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행위를 통해 타인의 시선에 맞춰 자신을 재단하고 보이지 않는 프레임 속에 직접 가두는 행동들을 작품으로 나타낸다. 다음 작품인 <시선-일상-이야기>는 잠들기 전 눈을 감았을 때 지난 행동과 모습들이 머릿속을 떠오른 것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여러 종류의 구두굽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무리는 지나간 일상의 이어짐을 의미한다.<새어나온 이야기>는 알루미늄 망과 구두굽으로 제작된 옷걸이 사이로 우레탄 폼을 쏘아 자신의 억압된 심리를 표현한 작품으로 벽을 둘러싼 알루미늄 망을 통해 안과 밖(내면과 외면)을 구분 짓는다.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우레탄 폼의 소리 위 중첩된 구두굽의 소리를 통해 타인의 시선에 맞춰 변화하는 일상 속 자신의 모습과 함께 통제되지 않는 불안정한 심리를 표현한다. 전시장의 마지막 벽면에 위치한 <자라난 벽>은 타인의 시선이 존재하는 자리,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을 구두굽에 비유해서 규격적으로 제작된 행거에 옷을 거는 위치에 구두굽을 부착한 작품으로, 전시되는 벽의 길이에 맞춰 채워지는 가변적인 설치방식의 작품이다. 각기 다른 구두굽의 종류와 전시되는 장소에 따라 크기가 변화하는 설치방식으로 구두굽의 높이처럼 주어진 상황-장소에 맞춰 변화되는 주체성이 상실된 상황을 은유한다.​

  전시장 벽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들에 담고자 한 이야기는 은폐한 자신의 불안에 관한 기록과 동시에 과거의 모습을 직면함으로부터 온전한 주체성을 찾아가고자 한다.

bottom of page